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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애인에게 선물한 명품가방 돌려받는 법
2019-01-11 11: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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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8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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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증여

직장인 A씨는 애인에게 수백만원짜리 명품가방을 신용카드 할부로 사서 선물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이별통보를 받았다. A씨에게 남은 건 이제 명품가방 할부금뿐이다.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돌려 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찌질해 보일 것 같아 망설여진다. 그럼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인생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다반사다. ‘옆에 없으면 못 살 것 같던’ 연인이라도 시간이 흘러 감정이 바뀌면 ‘옆에 있으면 못 살 것 같은’ 사이가 되기도 한다. 올해 31살 직장인 정준호(가명)씨도 3년 사귄 연인과 헤어졌다. 

속 시원하게 헤어졌지만 막상 헤어진 후에 골치 아픈 일이 하나 생겼다. 매월 꼬박꼬박 날아오는 카드할부 고지서 때문이다. 사귈 당시 애인에게 명품가방을 선물했는데, 그때 긁은 카드 할부금이 지금도 매월 20만원씩 부과되고 있었다. 

사귈 때는 뭘 해줘도 아깝지 않았다. 작은 액세서리부터 이런 저런 이벤트, 카드지갑 등등…. 애인이 이직을 하면서 쉬는 기간엔 용돈을 주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쓴 돈이 아깝지는 않다. 하지만 헤어진 후에도 카드 할부금을 갚고 있는 자신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돈이 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더구나 1년을 갚았지만, 할부금을 완납하려면 1년이 더 필요하다. 부모님께도 못해준 수백만원짜리 선물이다. 친구들은 정씨를 보며 ‘호구’라고 놀리기도 한다. 정씨 머릿속엔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전前 애인에게 준 선물을 되돌려 받을 수는 없을까?’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정씨뿐만은 아닐 것이다. 

먼저 이전 애인에게 선물이나 돈을 준 것이라면 돌려받을 수 없다. 연인 간에 주고받은 금전이나 데이트비용, 선물 등은 기본적으로 ‘증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증여란 ‘대가 없이 주는 것’을 의미한다. 민법 제554조는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선물이나 돈을 받은 사람이 이를 돌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

다만 예외가 있다. 특정한 조건을 내걸고 선물을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정씨가 애인 B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났고, B씨에게 선물을 사줄 때마다 “우린 결혼을 약속한 사이니까 그 결혼을 조건으로 이 선물을 사줄게”라고 말한다면 헤어진 후 선물들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특정 조건 달고 선물했다면…

민법 제561조에는 “상대부담있는 증여(조건부 증여)에 대해 본절의 규정 외에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건부 증여’는 쉽게 말해 양자간의 거래를 일반적인 매매와 같은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따라서 ‘어떤 조건’을 걸고 물건을 줬을 때는 그 조건이 이뤄지지 않거나 해제됐을 때, 이미 준 물건이라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결혼을 전제로 한 선물이나 약혼예물 등은 대표적인 조건부 증여에 해당한다. 대법원도 “결혼 전에 주고받는 약혼예물을 대표적인 조건부 증여로 보고, 혼인이 성립되지 않으면 돌려줘야 한다(대법원 96다5506)”고 판시한 바 있다.

결국 정씨처럼 속 쓰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애인에게 선물을 할 때 “이 선물은 우리가 사귀는 것을 조건으로 내가 너에게 주는 거야”라고 조건을 달면 된다. 그러면 헤어지더라도 그 선물들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조건을 달았다는 걸 추후에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면 연애는 굉장히 힘들어질 거다. 아마도 열에 아홉은 “선물 하나에 조건을 달다니 그냥 지금 헤어지자”고 말할 게 뻔하다. 상대방 입장에선 그럼에도 괜찮다면 계속 만나면 되고, 너무 옹졸하다는 생각이 들면 헤어지면 그만이다. 당연히 정씨는 그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 조건을 걸면 연애가 힘들다는 딜레마가 있다. 그래서 카드 할부금은 오롯이 정씨의 몫이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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