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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촬영 제한, 보도의 자유 뺏었나
2018-08-08 14: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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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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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한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일부 여성단체들이 개최한 집회 장소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다가 마찰을 빚었다. 흥미로운 건 시위대와 개인방송 진행자가 똑같은 헌법적 기본권을 두고 대립했다는 점이다. 시위대는 ‘집회의 자유’, 개인방송 진행자는 ‘보도의 자유’를 주장했다. 과연 어떤 게 더 우선하는 가치일까. 



 



지난 6월 혜화역 주변에서 일부 여성단체들이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도촬 사건’과 관련해 집회를 열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여성이라는 이유로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게 집회를 개최한 이유였다. 


주최 측은 집회 참여자들의 신분이 노출돼 온ㆍ오프라인 상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이 있을 것을 우려해 클로즈업 사진 촬영금지 혹은 모자이크 처리를 취재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집회 과정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시위대의 입장을 비판하는 한 개인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시위 현장을 실시간 보도하려 하면서 시위대 일부와 시비가 붙은 거다. 

당시 시위대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찍지 말라.” 그러자 개인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집회와 시위 현장을 촬영하고 보도하는 것을 법이 허용하고 있고, 이는 개인의 초상권 보호를 뛰어넘는다.” 

양측의 주장은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제21조)”는 헌법적 가치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시위대는 ‘집회의 자유’를, 개인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보도의 자유’를 주장한 거다. 어느 쪽 주장이 더 타당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위대 측 주장이 좀 더 타당하다. 

사실 집회ㆍ시위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의사를 공중영역에서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를 인정받기 어렵다. 하지만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 자체 혹은 그 사진ㆍ영상과 결부된 기사 내용이 사람들에게 왜곡 전달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막기 위한 초상권 침해는 인정된다. 

반면 언론 보도는 권력의 감시자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의제(agenda)를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도의 자유’는 국민의 의사표현을 촉발하거나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측면에서만 보장받는다.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면서까지 무제한 허용되지 않는다는 거다. 

개인방송 진행자는 “나는 내 얼굴만 찍었다”고 항변했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는 남는다. 개인방송 진행자가 ‘시위대에 반대되는 의견을 주장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그 주변에서 개인방송을 했다면 집회를 방해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개인방송 진행자가 ‘보도의 자유’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시위대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서 영상을 찍은 다음, 별도의 장소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비판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시위대가 주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우선이라고 해서 무엇이든 다 용인되는 건 아니다. 시위대는 현장의 불특정 남성들을 비난하거나 개인방송 진행자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폭력을 사용한 건데, 이는 불법집회로 규정될 수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의 자유와 보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험했다. 우리 사회엔 두가지 모두가 다 필요하다. 서로 상충된 입장에서 자기주장만 할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자유를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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