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구더기 무섭다고 장 못 담가서야
2016-12-08 10:16:00
아이콘 2058
조회수 37,149
게시판 뷰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지난해 폐지됐다. 그러자 미제 살인사건의 진범이 잡혔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시효 폐지의 역기능이 많을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고, 피해자와 유족의 마음을 달래주는 듯하다. 그렇다면 살인죄에 이어 강력범죄의 공소시효 폐지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15년 전 미제사건으로 분류된 한 살인사건의 범인 A씨가 최근 잡혀 재판을 받게 됐다. A씨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부부가 사는 단독주택에 침입, 부인은 살해하고 남편에겐 중상을 입힌(일명 교수부인 살해 사건·2001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A씨와 B씨를 공범으로 보고 검거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놓아줬고, 공소시효를 넘겨버렸다. 

하지만 2015년 7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일명 ‘태완이법’·형사소송법 제253조의2)이 통과되면서 그해 8월 곧바로 재수사에 착수, A씨를 검거했다. 공범 B씨가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가족에게 죄를 고백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 서로 잘 모른다던 A씨와 B씨가 한 교도소에서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점 등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법이 아니었다면 미제로 남았을 사건이다. 태완이법이 만들어진 배경엔 ‘대구 황산테러 사건’이 있다. 1999년 5월 20일 6살 태완이가 대구시에 있는 집 앞에서 한 성인 남성이 끼얹은 황산테러를 당해 3도 화상을 입고 49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다. 수사가 더 필요한 사건이었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미제로 남았다. 그러자 살인죄엔 공소시효를 두지 말자는 여론이 일었고, ‘살인죄의 시효를 없애는’ 개정안이 통과됐다. 

사실 태완이법이 탄생하기까지 찬반여론은 팽팽했다. 찬성하는 입장은 이랬다. “공소시효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다. 살인죄에 한해 폐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효과보다 순기능이 크다. 과학수사기법이 발전해서 수사 인력 확충 없이도 미제사건 수사가 충분히 가능하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추세다.”

반대하는 쪽은 이런 주장을 폈다. “범죄간의 죄질을 비교형량 해야 하는데, 그러면 범죄자 간 형평성이 문제될 수 있다. 현실적인 수사 인력 부족으로 실제 미제사건 해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공소시효 폐지가 악용되면 100년 전 사건까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살인죄의 시효 폐지 이후 미제로 남을 뻔한 살인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있다. ‘교수부인 살해 사건’은 단적인 예다. 역기능보단 순기능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개정법률안에 따라 각 수사기관이 2000년 8월 1일 오전 0시 이후 발생한 273건의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제사건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제사건이 속속 해결된다면 피해자와 그 유족은 그동안 받았던 고통과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른 강력 범죄에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입법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조정민 IBS법률사무소 변호사 cjm0707@ibslaw.co.kr 
기사출처 더스쿠프 http://www.thescoop.co.kr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낙태죄 헌법불합치 그 1년뒤는?
 2019년 4월 11일 수많은 여성들의 노력으로 결국 헌법재판소가 형법 269조 낙태죄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었다. (헌법불합치란 규정이 위헌임이 판결이 났지만 사회적 혼란이 날 것을 우려하여 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이를 유지하려고 하는 ...

[형사.범죄]

헤어지자는 말에, 성관계 영상을 뿌린다는 협박을 했다고?
  여자 친구 B씨가 A씨에게 헤어지자고 하니 A씨가 그동안 B씨 몰래 촬영해왔던 성관계 영상과 나체 사진을 보여주며 SNS에도 올리고 지인들에게 다 보여준다는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뉴스기사를 접했다. 이 협박 이후에 A씨는 B씨의 반려견을 벽돌...

[형사.범죄]

“아동청소년성범죄” 의 출발점 “온라인그루밍성범죄”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털어놔도 돼.” “내가 너의 안식처가 되어줄게.” “너를 끝까지 책임질게.” 이렇게 달달하고, 의지가 되는 말의 끝은 “오늘 있었던 일 엄마한테 말하지 마” “저번에 그 영상 인터넷에 뿌릴 거...

[형사.범죄]

디지털 성범죄, 그 처벌에 대한 안일함이 낳은 결과물 “텔레그램 N번방”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2020년 3월 1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이다. ‘n번방’이 알려지게 된 것은 2020년 1월 17일에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서 관련된 내용을 방영하면서다.  ...

[형사.범죄]

보이스피싱 현금인출책, 나도 당할 수 있다
피해자에서 순식간에 가해자로, 보이스피싱과 현금인출책   최근 금융 관련 범죄로는 ‘보이스피싱’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조심하는 상황이고 국가차원에서도 근절을 위해 단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계속 발생하...

[형사.범죄]

구조 못하는 구조제도, 여기 또 있었네
돈이 없어서 제 권리를 포기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소송을 하려 해도 변호사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돈이 없어 소송을 못하는 이들을 위해 ‘소송구조제도’라는 걸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 역시 ‘그림의 떡’...

[재판.분쟁]

전셋집이 돌연 경매에 들어갔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인은 갑이고 임차인은 을이다.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악덕 임대인도 숱하다.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을 땐 그런 일이 기승을 부린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려 할 때,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

[부동산]

판례와 법의 어색한 간극
산재보험법 이중구조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으려면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상당인과관계’를 따질 때에는 ‘보통 평균인’이 아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 등 주관적 상황’...

[노무]

자살과 산재, 불편한 편견
근로자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생겼고, 결국 자살을 했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 인정해주는 게 옳다. 문제는 그동안 판례들이 업무와 자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잘 인정...

[노무]

내시경 받다가 치아가 손상됐다면…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잘 보이지 않는 사고. 이런 사고의 대표적인 유형이 의료사고다. 피해자가 의료사고를 입증하는 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병원 측에 손해배상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아서다. 문제는 의무적으로 받는 건강검진 중에도 의료사...

[의료]

의도치 않게 밀쳤어도 형사처벌"쾅"
계단과 고의성  당신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얼마나 조심하는가. 출퇴근 시간, 늦었다면서 지하철 승강장 계단을 급히 뛰어 내려가지는 않는가. 혹은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고 앞은 보지도 않은 채 계단을 갈지之자로 종횡무진하진 않는가. 평상시에도 ...

[형사.범죄]

간통보다 무서운 ‘부정행위’
간통죄 묻는 방법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됐다. 간통죄를 형사 처벌하는 게 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 말은 죄가 있지만 형사적 처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여전히 “이제 간통은 죄가 아니다”면서...

[이혼.가정]

일당 수천만원 노역, 죗값인가 놀이인가
황제노역 지난해 8월 국정농단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만원, 추징금 약 70억원을 선고받은 최순실씨. 하지만 최씨가 그만한 벌금을 낼지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다. 최대 3년 이하인 노역형을 택하면 벌금을 안 낼 수도 있어서다. 노역형을 일...

[형사.범죄]

심장 두근거린다면서 고소했다면…
법적 상해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다치는 사람이 있고, 비교적 큰 사고지만 사람이 멀쩡한 경우도 있다. 내가 가해자라고 할 때, 두 사고에서 피해자가 상해진단서를 끊어서 나타난다고 해보자. 일반적으로 경미한 교통사고의 경우엔 “뭘 저 정도 갖고 ...

[교통사고]

마약 운반만 했더라도 처벌 받나요?
마약 처벌 다섯가지 질문 마약은 파는 사람도, 유통하는 사람도, 투약하는 사람도 모조리 처벌을 받는다. 우리 법이 마약의 심각성을 중대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초범의 경우엔 처벌이 약하지만, 고의성과 상습성이 입증되면 처벌은 강력해진다....

[형사.범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