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자발적 공개제도 ‘면죄부’ 아닙니다
2017-02-14 17:48:02
아이콘 1729
조회수 33,430
게시판 뷰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자발적 공개’ 제도를 시행했다. 자국 기업이 법 위반사실을 자진신고 하도록 하는 제도다. 언뜻 죄를 자진납세하면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오인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발적 공개’제도가 요구하는 조건은 까다롭다. 이 제도를 잘못 이해하면 큰코다칠지 모른다.

미국에는 ‘자발적 공개(self-disclosures)’라는 제도가 있다. 기업들이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해도 자진 신고하면 처벌 수위를 낮춰주는 제도다. 전제가 있다. 위법행위에 고의성이 없어야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신고해야 한다. 기업이 행정당국에 완전히 협조해야 하고, 위법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 

그동안 국무부 국방무역통제국, 상무부 산업보안국, 재무부 외국자산관리국 등 행정당국이 각각 이 제도를 운영해왔다. 기업들이 행정당국에 ‘자발적 공개’를 하면 민사건은 행정당국이 직접 처리하고, 형사건은 법무부에 이관해 처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일부터는 미 법무부도 자체적으로 ‘자발적 공개’ 제도를 운영하게 됐다. 기업들이 직접 형사건을 법무부에 자진신고 하도록 바뀌었다는 거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런 미국의 조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예컨대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미국 거래처가 있다고 치자. 우리 기업은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 미국 거래처에선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저지른 위법행위는 이미 ‘자발적 공개’를 통해 행정당국과 법무부에 신고했다. 걱정할 것 없다.” 그럼 안심해도 되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자발적 공개’가 처벌 수위를 낮춰주기는 하지만 온전한 면죄부는 아니다. 위법사실이 고의적이지 않았다는 것, 위법행위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조치를 취했다는 걸 입증할 책임은 기업에 있다. 수동적으로 취한 조치는 인정되지도 않는다. 

또한 ‘자발적 공개’로 혜택을 보려면 당국에 ‘완전히 협조’해야 한다. 법무부가 요구하는 사항만 해도 11가지에 달한다. 만약 기업이 ‘자발적 공개’를 했다가 스스로도 몰랐던 위법행위까지 나온다면 거꾸로더 큰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업은 ‘적절한 개선조치’까지 더해야 한다. 게다가 기업이 국가안보 문제와 연관된 위법행위를 했다면 ‘자발적 공개’는 무용지물이다. 기업의 협력 또는 개선 노력의 수준에 관계없이 원래 수위대로 엄격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미국 법무부의 ‘자발적 공개’ 제도는 시작됐다. 그래서 미국 기업은 문제가 있더라도 ‘자발적으로 공개했다’면서 변명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자발적 공개’는 ‘면죄부’가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아무 문제없다는 그들의 말만 믿고 거래했다간 뒤통수를 맞을지도 모른다. 미국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들에 별도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태완 미국 변호사 IBS법률사무소 ktw@ibslaw.co.kr
기사출처 더스쿠프 http://www.thescoop.co.kr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가해자 CCTV영상 제출한 피해자, 벌금형 받은 이유는?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재판에서 승소하기 위해 제출한 CCTV영상 때문에 졸지에 범죄자가 됐다.   국가기관의 청원경찰인 이 씨는 직장동료인 김 씨에게 폭행을 당해 고소했다. 김 씨는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고, 재판은 항소심으로 이어졌다. 이 ...

[형사.범죄]

이혼 시 ‘재산분할 포기 각서’…법적으로 허용될까
지난 2013년, 결혼 12년차인 주부 A씨는 남편 B씨와 이혼하기로 합의했다. A씨는 합의와 동시에 위자료를 비롯한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해 남편에게 줬다. 하지만 이혼 성립 후 A씨는 재산분할을 했다면 자신이 수천만원 이상을 받을 ...

[이혼.가정]

일본서 ‘여성 재혼 금지기간’ 위헌 판결…한국은?
지난 18일 일본은 이혼 후 6개월로 돼 있는 재혼 금지 기간을 100일로 단축했다. 지난해 12월 이혼 후 6개월 동안 재혼하지 못하도록 한 일본 민법 733조가 위헌이라는 판단 아래 법이 개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혼인 후 200일 후 출산하면 현 남편의 ...

[이혼.가정]

끊임없이 드러나는 아동 학대, 제도 마련과 더불어 이웃신고 필수
최근 자녀를 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친엄마가 자녀를 장시간 폭행하다가 숨지자 암매장한 사건이 5년 만에 밝혀졌다. 그 이전에는 목사 부부가 딸을 폭행해 숨지자 시신을 11개월 가까이 집안에 방치하며 가출했다고 ...

[형사.범죄]

빌라로 들어온 외부인…’주거침입죄’ 성립 여부
형법에서 ‘주거침입’은 사람이 머무는 일정한 공간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주거의 평온과 안전을 침해해도 범죄가 성립한다.   지난 2014년 김씨와 일행 한 명은 돈을 빌려 간 이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이씨가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을 찾았...

[형사.범죄]

‘빗자루 교사 폭행사건’ 폭로한 학생도 법률 위반?
지난해 말, 경기도에 위치한 모 고등학교에서 남학생 3명이 약 6개월 동안 기간제 교사를 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국민들의 충격을 자아냈다.   이 사실은 같은 반에 재학중인 학생이 스마트폰 동영상을 통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형사.범죄]

어린이 교통사고, 성인보다 손해배상금 적은 이유는?
지난 2월 22일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어린이 사망사고는 급증했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피해자는 치료비 전액과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보험 또는 공...

[교통사고]

택시에서 내리다가 오토바이와 충돌, 누구 책임?
최근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40대 남성이 택시에서 하차하던 승객이 연 뒷문에 부딪혀 발목을 크게 다쳤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전국개인택시운송 사업조합 연합회(이하 연합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 판사...

[교통사고]

아내의 지나친 ‘교육열’ 이혼사유 될까
최근 지나친 교육열로 이혼소송을 당한 아내가 있어 네티즌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결혼 13년차, 주말 부부로 지내는 남편 A씨는 지인에게 아내의 교육열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립교사 교사인 아내는 아이를 새벽까지 재우지 않...

[이혼.가정]

도로교통법 개정, ‘난폭운전자’ 형사처벌 대상
2월 11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는 난폭운전 규정이 신설돼 난폭운전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난폭운전이 신고되더라도 처벌 조항이 없어 운전자를 처벌할 수 없었으나 개정된 법률에는 난폭운전 시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교통사고]

연애 중 혼인신고…헤어진다면 ‘혼인 무효’vs‘이혼’
얼마 전 결혼을 앞두고 자신이 벌써 혼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자의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2년 전, 4개월 사귄 여자친구와 당시 유행하던 혼인신고서를 작성한 것이 화근이었다. 남자가 옛 여자친구에게 전화해보니 당시 20살이었던 옛 여자...

[이혼.가정]

월수입 숨겨도 이혼사유…부부는 재정상태 공유해야
20년째 결혼생활을 한 A씨는 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한의사 남편 B씨는 한의원을 10년간 운영하면서 A씨에게 한의원의 수입과 지출을 알려주지 않고, 생활비도 일정하게 주지 않았다. 반면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한의원 수입의 일부를 수시로 내줬...

[이혼.가정]

딴살림 차린 남편이 청구한 이혼소송, 법원이 허용한 까닭
지난 2월 9일, 서울고등법원은 15년 전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살림까지 차린 남편이 청구한 이혼소송에서 이혼을 허가했다.   2001년, A씨는 18년간 결혼생활을 한 아내 B씨와 자녀 두 명을 놔두고 외도한 여성과 살림을 차렸다. 5년 뒤, A씨는 B...

[이혼.가정]

패키지 여행 중 사고시 여행사에게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국내 경기의 불황 속에서도 해외 여행객 숫자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여행객 숫자가 많아지는 만큼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 패키지 여행 도중 부상을 당한 한 여행객에 대해 여행사가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선고돼 주...

[민사.기타]

불륜 저지른 공무원, 해임 처분할 수 있을까
최근 불륜으로 인해 해임 처분을 받은 A씨가 소속부처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판정을 받았다.   공무원인 A씨는 2012년부터 유부녀 B씨와 2년 동안 불륜관계를 지속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의 남편은 B씨에게 A씨와 만나지 못...

[행정사건]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