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괴한 중상 입힌 제혁이 벌 받은 이유
2018-04-24 11:22:04
아이콘 2252
조회수 27,289
게시판 뷰
 상대방이 먼저 나를 때렸다. 나도 상대방을 때렸다. 정당방위일까. 내가 때린 그 사람이 죽었다면 어떨까. 죽은 그 사람이 내 여동생을 성폭행하려 했고, 내가 말리려던 상황이었다면 또 어떨까. 아마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질 것이다. 형법에도 명시된 ‘정당방위’ 관련 조항이 까다롭게 적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상대방이 나를 먼저 때렸다고, 상대방을 무기로 때리면 과잉방위다.[사진=아이클릭아트]



괴한이 침입했다. 괴한은 여동생(제희)을 성폭행하려 한다. 위기의 순간, 오빠(제혁)가 들렀다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괴한과 사투를 벌인다. 이 사투에서 오빠는 괴한에게 중상을 입힌다. 괴한은 병원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졌다. 오빠는 ‘정당방위’를 넘어 ‘과잉방위’를 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 받는다. 누리꾼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온 케이블TV 드라마(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한 장면이다. 

우리 형법 제21조 제1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法益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방위 규정인데, “법은 불법에 양보할 필요가 없다”는 사상에 기초한다. 

문제는 어디까지를 정당방위로 인정하느냐다. 형법 제21조 제2항은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해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도 제3항을 통해 “(과잉방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않는다”고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일단 정당방위로 인정받으려면 몇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현재의 부당(위법한 행위)한 침해를 막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과거에 있었던 혹은 앞으로 일어날 침해를 막기 위한 행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예컨대 상대방이 나를 공격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해 상대를 먼저 공격하는 건 정당방위가 아니다. 

둘째,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여야 한다. 여기서 방위는 수비적 방어에 그치는 보호방위와 적극적 공세를 취해 반격을 가하는 공격방위를 모두 포함하고, 방위는 ‘부당한 침해자’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셋째,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방위에 필요한 한도 내의 행위로써 사회 윤리에 위배되지 않는 상당성이 있는 행위(대판 1991년 9월 10일 91다19913)’를 상당한 이유로 정의하고 있다.

이 요건들을 다 충족해도 제한은 또 있다. 유아나 정신병자의 위법한 침해에도 정당방위는 허용되는 게 원칙이지만, 이들의 공격은 일단 피하고(회피의 원칙), 더이상 피할 수 없는 부득이한 상황에는 자기를 보호하는 범위(보호방위의 원칙)에서만 행해야 한다. 부부나 친족 등 인척간 정당방위도 제한된다. 또한 방위행위의 필요성이 있어도 아무 수단이나 쓰면 안 된다. 맨손으로 공격하는 상대방을 깨진 병으로 찔러선 안 된다는 얘기다. 

요건이 까다롭다보니 형법이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현실에서 인정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TV드라마 속 사례처럼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던 범인과 치고받던 주인공이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당방위를 행하는 경우는 대부분 위급하고, 따라서 현실적으로 이런 요건들을 모두 따지는 건 불가능하다. 상대방의 부당한 침해가 강력범죄에 속한다면 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더 많은 판례를 통해 형법의 정당방위 규정이 현실과의 괴리를 좁혀야 하는 이유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전자발찌, 어떤 경우에 전자장치 부착명령 내려질까?
우리는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흔히 전자발찌라 부른다.   그런데, 종종 언론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거나 전자발찌를 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종 범죄를 저질러 문제되는 사례들을 접한다.    저지른 범죄가 그만큼 위험하고 재범 우려...

[형사.범죄]

돈 안 갚는 채무자 사기죄 고소할 수 있을까?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자들이 많다. 가까운 사이 일수록 돈거래를 삼가하란 말도 있는데 이를 새겨듣지 않고 금전 거래를 했다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독촉했다가는 사이가 틀어질까봐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많이 볼...

[형사.범죄]

횡령죄, 공금에 함부로 손댔다가는
  새해 첫 주식시장의 개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을 충격에 몰아넣은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공시로 전국이 매일 떠들썩하다. 작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업무상 횡령으로 자금관리 직원 A씨를 고소하여 ...

[형사.범죄]

음주운전이진아웃 윤창호법 위헌으로 감형될까
  현재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음주운전이진아웃에 해당한 자들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윤창호법 위헌판결로 자신들이 감형받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품고 있다고 한다.    헌재는 음주운전을 2회 이상 범한 자들이 2년 이상 5년 이하...

[형사.범죄]

게임 중 욕설은 모욕죄로 고소당할 수 있어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에서 즐기는 취미생활이 곤란해진지 상당히 오래되었다. 이 때문에 모바일게임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보통 게임이라 함은 이용자들의 서로 경쟁하는 것이 빠질 수 없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게임...

[형사.범죄]

보이스피싱, 고액알바의 유혹을 조심하세요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학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 알바전선에 뛰어드는 대학생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주의하지 않으면 전과자가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은 주로 해외에 본거지를 두...

[형사.범죄]

황혼이혼, 이런 것까지 재산분할이 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결혼 초부터 상습적으로 외도를 일삼으며 고통 속에서 결혼생활을 보낸 60대 여성 A씨는 오래전부터 자녀들이 장성하여 출가한다면 남편과 갈라서 새 인생을 찾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버텨왔다.   시간이 흘러 슬하의 자식들이 반려자를 만...

[이혼.가정]

불법촬영은 했지만 유포하지 않았다면 처벌이 달라질까?
  팬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한 A씨가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A씨는 올해 초까지도 카메라 장치를 이용해서 다수의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었으며 심지어는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형사.범죄]

음주운전을 하다 물건을 파손시켰다면…어떤 처벌이?
울산의 한 공장의 울타리가 산산조각 났다. 그 이유는 20대 만취 운전자의 차량이 공장의 울타리로 직진했기 때문인데, 경찰에 따르면 이 운전자는 체포 후에도 술에 취해 조사조차 불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음주운전으로 공장의 울타...

[형사.범죄]

끊임없이 발생하는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작년, 전북 익산에서 발생했던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이 벌어진 후 불과 1년여 만에 또 다시 전북 익산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SNS에 “익산에서 되풀이되는 학교폭력, 아직도 대처는 미흡합니다.” 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해당...

[형사.범죄]

계속해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어떻게 처벌될까
  최근 아동학대와 관련한 뉴스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한 계모가 어린 아이를 여행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둬놓아 결국 질식사로 숨진 사건, 아이에게 밥도 주지 않고 심지어 쇠사슬로 묶어놓는 행동을 반복해 결국 아이가 집에서 뛰쳐나온 사건, 아기...

[형사.범죄]

성범죄자들에게 내려지는 보안처분 중 ‘신상정보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신상정보공개명령이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또는 그 외의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일정기간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하도록 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가 그 정보통신망에 해당...

[형사.범죄]

경찰관 폭행한 40대 남성 징역 8개월 선고되다.
  술 마시고 경찰관을 폭행한 남성(40대)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2019년 12월 5일 한 술집에서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다가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왜 왔느냐, 뭐 때문에 왔느냐” 며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

[형사.범죄]

살인 및 존속살해 그 형량은?
 지난달 2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소재의 한 주택에서 70대 여성과 10대 남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8일 동안 아이가 출석을 하지 않았다는 학교 측의 연락을 통해 할머니의 큰며느리가 경찰에 아이의 실종신고를 하면서 이 두 시신이...

[형사.범죄]

강간 부터 음주운전 까지 그 처벌은?
  곧 졸업이 다가오는 의대생이 여자친구를 강간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사실이 알려 졌다.   심지어 이 의대생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차를 들이 받는 사고까지 냈다.   21일 전주지방법원은 전북의 ...

[형사.범죄]

4
5
6
7
8
9
10
11
12
13
14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