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집회촬영 제한, 보도의 자유 뺏었나
2018-08-08 14:50:19
아이콘 2045
조회수 30,140
게시판 뷰
지난 6월 한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일부 여성단체들이 개최한 집회 장소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다가 마찰을 빚었다. 흥미로운 건 시위대와 개인방송 진행자가 똑같은 헌법적 기본권을 두고 대립했다는 점이다. 시위대는 ‘집회의 자유’, 개인방송 진행자는 ‘보도의 자유’를 주장했다. 과연 어떤 게 더 우선하는 가치일까. 



 



지난 6월 혜화역 주변에서 일부 여성단체들이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도촬 사건’과 관련해 집회를 열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여성이라는 이유로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게 집회를 개최한 이유였다. 


주최 측은 집회 참여자들의 신분이 노출돼 온ㆍ오프라인 상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이 있을 것을 우려해 클로즈업 사진 촬영금지 혹은 모자이크 처리를 취재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집회 과정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시위대의 입장을 비판하는 한 개인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시위 현장을 실시간 보도하려 하면서 시위대 일부와 시비가 붙은 거다. 

당시 시위대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찍지 말라.” 그러자 개인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집회와 시위 현장을 촬영하고 보도하는 것을 법이 허용하고 있고, 이는 개인의 초상권 보호를 뛰어넘는다.” 

양측의 주장은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제21조)”는 헌법적 가치를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시위대는 ‘집회의 자유’를, 개인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보도의 자유’를 주장한 거다. 어느 쪽 주장이 더 타당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위대 측 주장이 좀 더 타당하다. 

사실 집회ㆍ시위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의사를 공중영역에서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를 인정받기 어렵다. 하지만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 자체 혹은 그 사진ㆍ영상과 결부된 기사 내용이 사람들에게 왜곡 전달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막기 위한 초상권 침해는 인정된다. 

반면 언론 보도는 권력의 감시자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의제(agenda)를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도의 자유’는 국민의 의사표현을 촉발하거나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측면에서만 보장받는다.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면서까지 무제한 허용되지 않는다는 거다. 

개인방송 진행자는 “나는 내 얼굴만 찍었다”고 항변했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는 남는다. 개인방송 진행자가 ‘시위대에 반대되는 의견을 주장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그 주변에서 개인방송을 했다면 집회를 방해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개인방송 진행자가 ‘보도의 자유’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시위대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서 영상을 찍은 다음, 별도의 장소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비판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시위대가 주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우선이라고 해서 무엇이든 다 용인되는 건 아니다. 시위대는 현장의 불특정 남성들을 비난하거나 개인방송 진행자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폭력을 사용한 건데, 이는 불법집회로 규정될 수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의 자유와 보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험했다. 우리 사회엔 두가지 모두가 다 필요하다. 서로 상충된 입장에서 자기주장만 할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자유를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앤디 워홀 “그림 직접 그리지 않는다”...조영남은 왜 사기 혐의 받을까
(사진 설명: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팝 아트/출처: Pixabay) 가수 겸 화가로 활동 중이 조영남 씨가 송기창 화백이 그린 그림을 덧칠한 뒤, 자신의 명의로 판매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조 씨는 자신이 아이디어를 주고 대작화가에게 그...

[형사.범죄]

유병재 고소한 어버이연합, 명예훼손 혐의 성립할까
(사진 출처: 유병재 씨 유튜브 영상 캡처) 11일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하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방송인 유병재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유 씨는 지난 7일, SNS에 '고마워요, 어버이'라는 제목으로 어버이연합을 풍자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형사.범죄]

"가습기 살균제" 임산부 사망, 피해자는 2명?
지난 2011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이 숨지고 1200여 명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사 결과, 사망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로, 가습을 위한 물질에서 유해성분이 발견됐다. 그런데 5년이 지나도록 법적 책임을 ...

[형사.범죄]

금강송 베어낸 사진가는 어떻게 전시회 열었나
지난달, 예술의 전당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금강송을 베어낸 사진가 장국현씨의 전시회 대관을 취소하자, 장씨 측은 '전시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일부 승소 판정을 받았다. 장씨는 '대왕송 사진의 구도를 해친다'며 인부를 고용해 수령 220년 된 ...

[민사.기타]

2달 전 매매한 아파트서 보일러 고장, 매도인의 책임은?
최근 변호사닷컴 궁금해요 게시판에 매매한 부동산에 대한 매도인의 책임을 묻는 질문이 올라왔다. 매도인 A씨는 15년이 넘은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보일러에 고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고, 이에 매수인 B씨는 알겠다는 대답을 했다. 매매 2달 뒤...

[부동산]

영화 속 흡연장면 규제…’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지난 2월 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장면이 있는 영화가 청소년의 흡연을 촉발한다며 이에 대한 규제를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WHO는 흡연장면을 담은 영화에 대해 등급제를 시행하고, 영화관 등에서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

[민사.기타]

‘선거운동정보’ 문자, 번호 어떻게 수집했을까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열기가 뜨겁다. 현행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 제109조는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규정해놓고 있다.   사례. 평...

[민사.기타]

데이트폭력,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근 데이트폭력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여성이 상담을 의뢰했다. 20대 직장인인 이 여성은 회사에서 11살 연상인 남성과 1년 전부터 연애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이가 어린 여성을 극진히 위하던 남성은 어느 순간부터 무시와 모욕을 일삼았다.   ...

[형사.범죄]

전과 있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을까
2013년 현대자동차 지방 공장에 근무하던 A씨는 은행에서 근무복 차림의 만취 상태로 ”같이 밥을 먹자“며 13세 여자 아이에게 접근해 허벅지를 만졌다. A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을 확정받았다. 이 사실을 알고 회사 ...

[노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 일반 사기죄보다 처벌 강화
국회가 지난 3월 3일 본회의에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013년 8월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 2년 6개월 만에 법이 제정된 것이다.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지난 2012년 4533억 원에서 2013년 5190억 원, 2014년...

[형사.범죄]

횡단보도 정지선 안 지킨 운전자, 고의 없었어도 사고 나면 ‘형사처벌’
지난 3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박 씨(64)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에게 만장일치 평결을 받아 무죄로 선고됐으나,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2014년 10월 새벽 3시50분께 서울 관악구의 한 교...

[교통사고]

애인에게 에이즈 전염한 남성…전파위험성 낮아도 ‘유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을 숨기고 연인과 성관계를 해 에이즈를 옮긴 30대 남성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이 남성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4개월간 여자친구와 콘돔을 쓰지 않고 성관계를 했다. 여자친구는 헤어진 후, 에이즈 검사를 받았는데 ...

[형사.범죄]

스타벅스 머그잔 표절 논란, 디자인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올해 초, 국내 여러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서 스타벅스의 밸런타인데이 이벤트 상품인 머그잔에 대한 표절 논란이 있었다. 도예가 김 씨는 2016년 스타벅스가 출시한 머그잔이 2015년부터 자신이 판매한 작품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

[지적재산권]

방송 자료화면에서 나온 내 얼굴, 초상권 침해일까
올 겨울 가장 추운 날, 목도리로 얼굴을 두른 자신의 얼굴이 뉴스에 나왔다면서 SNS에 뉴스 장면을 올린 지인이 있었다. 이 지인은 멀리서 뉴스를 촬영하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자기까지 나올 줄 몰랐다면서 신기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동의 없...

[민사.기타]

연예인 스폰서 명단, 처벌하기 어려운 이유
2월 중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스폰서 제안을 폭로한 걸그룹 멤버를 비롯해 연예인 지망생들과 직접 스폰서 브로커로 일한 사람들을 취재했다.   앞서 걸그룹 멤버는 스폰서 브로커가 페이스북으로 보낸 성...

[형사.범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