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허술한 법과 소비자 갑질
2018-08-24 11:26:53
아이콘 2121
조회수 29,842
게시판 뷰
“BMW 화재사건의 원인은 한국 운전자의 습관에 있다.” BMW 측이 망언을 했지만 BMW 소유주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집단소송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어쩌면 소비자가 강력하게 민원을 제기하는 것도 허술한 법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소비자 보호제도가 완벽하다면 민원을 제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와 변호사닷컴이 소비자 보호제도와 소비자 갑질의 상관관계를 짚어봤다. 박재정 IBS법률사무소 변호사가 혜안을 줬다. 




소비자 ‘갑질’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의 불만이야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폭행을 하고 욕설을 내뱉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어쩌면 소비자들이 폭행이나 막말을 해도 매장이나 회사측에서는 ‘고객의 심기를 거스르지 말고 참으라’고만 하다 보니 이런 일들이 더 많아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현행법과 제도 안에서 소비자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들은 극히 제한적이다. 구매한 상품에 문제가 있다면 소비자는 해당 기업 고객센터를 찾아 문제를 제기하고,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할 수 있다. 최근 기업들도 일정기간 내에 상품의 포장이나 가격표를 뜯지 않고 가져가면 대부분 환불을 해준다. 

그런데 이는 법에 의한 소비자 보호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해당 기업의 내부정책에 따른 거다. 기업이 환불을 거부한다면 어떨까. 상품을 카드로 결제했다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화 등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청약철회 행사기간이 매우 짧고, 제품의 포장을 훼손하거나 제품을 이미 사용한 경우 청약철회 하기가 힘들다. 청약철회를 인정받더라도 피해보상까지 받기는 어렵다. 피해보상까지 받으려면 정식 피해구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소비자 피해구제 전문기관으로 한국소비자원을 두고 있다. 먼저 소비자가 전화나 인터넷 또는 소비자원을 방문해 상담을 신청하면 상담을 진행하고, 상담만으로 원만한 해결이 안 되면 피해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피해구제가 접수되면 사실조사, 시험검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당사자 간 합의를 권고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분쟁조정 절차를 신청할 수도 있다. 

제법 공정하고 강제력도 있어서 이런 소비자 피해구제 절차를 통해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맹점이 있다. 기업이 소비자원의 합의나 분쟁조정을 수락하지 않으면 결국엔 법원 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피해액이 소액에 그쳐 소송의 실효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민사소송에서는 소비자가 실질적인 피해사실이나 피해금액을 모든 근거 자료로 직접 입증해야 한다. 소송은 소비자에게 큰 실효가 없고 부담만 큰 셈이다. 결국 기업이 모든 합의와 조정을 다 거부한다면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법과 제도를 통한 피해구제가 실효성이 없다 보니 큰 목소리와 주먹이 앞선다는 거다.

소비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집단소송제도 활성화, 입증책임의 전환, 소송비용지원제도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나 BMW 연속발화 사건 등 최근 소비자 보호와 기업의 책임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소비자 갑질 문제도 커지는 만큼 관련 입법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치매노인이 남동생에게 위임한 부동산 되돌려 받은 사연
  현행 민법 제558조에는 재산을 이미 증여한 경우, 계약이 완료됐다면 해제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로 인해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 증여를 완료하면, 이후에 자식이 패륜행위를 하더라도 재산을 되찾기가 쉽지 않다. 최근 자신이 쓴 위임장 때...

[상속]

이혼과는 다른 혼인무효 청구 사유는?
최근 한 남성이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결혼한 여성을 상대로 제기한 혼인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 민법에서 ‘이혼’은 혼인 기간 중 발생한 문제를 원인으로 혼인을 해소하는 것인데 반해, ‘혼인무효’는 혼인의 성립과정에서 발생한 법...

[이혼.가정]

‘유행어’ 패러디는 되지만, 광고 사용은 안 되는 이유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진행자 김상중 씨의 중저음 목소리로 말하는 “그런데 말입니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유행어는 김상중 씨 스스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일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 SNL 코리아 등 유명...

[지적재산권]

‘음란물’도 저작권 있다? 없다?
지난 해 음란물을 제작하는 일본 업체들이 국내 웹하드 업체들을 상대로 불법 복제된 영상을 올리지 못하도록 ‘영상물 복제 등 금지 가처분’ 청구를 내 화제가 됐다. 일본 업체들은 국내 웹하드 업체가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방조해 경...

[지적재산권]

아파트서 돌 떨어뜨린 어린이, ‘살인미수’일까
  최근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대 여성이 길고양이 집을 짓다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범인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으로, 중력실험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여름에는 아파트 앞을 지나던 40대 여성...

[형사.범죄]

직원에게 몇 달간 잠시 쉬라는 회사, 법적 문제 없나
경력직 영양사인 A씨는 회사를 옮기고 3개월째 되는 날, 강제 휴직을 당했다. 이 회사 사장은 A씨가 회사의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안 된다며 5개월만 쉬고 회사가 안정되면 다시 나와달라고 했다.   얼마 전부터 A씨는 신입 영양사를 뽑아 교육을 ...

[노무]

배달대행업체 배달원, 다쳐도 산재 신청하지 못하는 까닭은?
서울행정법원은 배달앱을 통한 배달 알바를 하다 사고를 당한 고등학생은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렸다. 고등학생 A군은 지난 2013년 11월 오토바이로 배달하던 중 무단횡단 하는 보행자와 충돌해 흉추 골절과 흉수 손상을 입는 교통사고를 당...

[행정사건]

명절에 이혼 증가…부부관계 회복 노력 안 하면 ‘유책배우자’
얼마 전, 종교를 이유로 제사 중 절을 하지 않은 여성이 남편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여성은 결혼한 뒤, 시댁의 제사에는 참여했지만, 종교를 이유로 절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후, 시댁에서 아이...

[이혼.가정]

삿대질 하다가 폭행범 된 사연은?
  사례1. 등산로 입구에서 기념품 판매를 하는 A씨는 기념품 할인 판매 문제로 동일한 영업을 하는 B씨의 아내와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아내를 데리고 가게로 들어가려 하자 A씨는 B씨에게 ‘당신이 뭔데 나서냐’고 따지며 얼굴...

[형사.범죄]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릴 경우, 변호사가 알려주는 팁
  30대 남성 A씨는 얼마 전 출근길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지하철에서 직장인 여성 B씨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A씨를 성추행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A씨는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가만히 서있었을 뿐인데, 이런 오해를 받게 되니 어떻게 대처해...

[형사.범죄]

역세권인 줄 알고 한 분양 계약, 허위광고로 손해배상 가능할까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곳곳에서 분양광고가 눈에 띄고 있다. 이 분양광고에는 전용면적, 조망확보, 역세권 여부, 인근 편의시설과 거리, 중도금 대출 여부 등이 표시돼 있는데, 아파트를...

[부동산]

예측하지 못한 사고 발생, 책임은 누가?
  최근 과실치상죄로 인한 처벌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과실치상은 주의를 게을리해 타인의 신체에 상해를 입히면 성립하는 범죄로, 피해자도 안타깝지만 가해자도 억울한 경우가 종종 있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 과실치상에 대해 알아보겠...

[형사.범죄]

체험학습 중 다친 학생, 학교가 보상해야 할까
  2011년 A군은 문화체험학습으로 경북 영주시 부석사를 찾았을 당시,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업고 달리는 경기를 했다. 당시 B군은 A군을 업고 달리던 C군을 앞지르기 위해 다리를 걸었고, 이 과정에서 A군이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사지...

[재판.분쟁]

시세 올라 추가 대금 달라는 도매업자, 자영업자의 대처 방법
  42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채소값이 폭등했다. 주로 양파(74.2%), 파(48.9%), 무(33.1%), 마늘(32.3%) 등 농산물 가격이 가장 크게 상승했다. 가장 상승폭이 큰 양파 1kg은 1년 전 약 1,350원에서 현재는 평균 약 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금전]

휴가 중 업무 지시,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
직장인 A씨는 끊임없는 상사의 업무 지시에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 이 상사는 A씨가 퇴근한 이후에도 급한 업무를 처리해달라고 수시로 전화하고, 주말에도 예외 없이 전화를 한다. 한 시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다가 A씨는 여름 휴가를 가...

[노무]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