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아프니까 감형’ 사라지려나
2018-12-28 10:09:19
아이콘 2145
조회수 28,832
게시판 뷰
심신장애 감형

심신미약자나 주취자(술 취한 사람)의 범행에 솜방망이 처벌(감형)을 하는 것은 늘 논란거리다. 사실 판사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심신미약자 감형이 의무사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형법이 개정되면서 재량사항으로 바뀌었다. 국민들의 법 감정을 반영한 개정으로, 사회 분위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저 아파요. 깎아주세요.”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범죄를 저지른 이가 자신을 심신미약자라면서 형량을 줄여달라는 심리가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 법은 단순히 아프다는 이유로 감형을 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임 없는 자의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가지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가 옆에 있는 다른 아기를 할퀴어 상처를 입혔다고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신장애에 따른 처벌 면제나 감형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거다. 

우리 형법 제10조 제1항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제2항은 “심신장애로 인해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항은 ‘심신상실자’의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제2항은 ‘심신미약자’의 행위에 대해 감형해주겠다는 거다.

처벌을 면하는 ‘심신상실자’란 평소 ‘정신병 등의 정신기능 장애(심신장애)’를 갖고 있고,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판례는 충동조절장애의 경우 원칙적으로 심신장애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정신병 수준으로 그 증상이 매우 심각하면 예외적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감형의 대상인 ‘심신미약자’는 심신상실자의 수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심신상실자든 심신미약자든 처벌을 면하거나 감형을 받으려면 평소에는 물론 범행 당시에도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범행 당시 정상인과 같았다면 감형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심신미약자를 감형하는 것이 판사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규정이었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제10조 제2항에 따라 심신미약자라고 판단되면 필수적으로 감형해줘야 했다. 통상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거나 과거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을 제출하는 경우, 이런 양형에 참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제 법원 판결은 국민 법 감정을 조금 더 충실히 반영하는 쪽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29일 국회에서 심신미약자의 범행에 대한 감형을 의무규정이 아니라 판사 재량에 맡기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12월 18일부터 적용)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술에 만취했다거나 정신질환이 있다거나 혹은 범행 당시에 판단능력이 흐려졌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는 분위기는 많이 바뀔 것이다. 더구나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는 현행법(형법 제10조 제3항)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가뜩이나 사법부의 신뢰도가 많이 추락한 요즘이다. 이번 형법 개정안으로 조금이나마 국민의 신뢰를 되찾길 기대해본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낙태죄 헌법불합치 그 1년뒤는?
 2019년 4월 11일 수많은 여성들의 노력으로 결국 헌법재판소가 형법 269조 낙태죄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었다. (헌법불합치란 규정이 위헌임이 판결이 났지만 사회적 혼란이 날 것을 우려하여 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이를 유지하려고 하는 ...

[형사.범죄]

헤어지자는 말에, 성관계 영상을 뿌린다는 협박을 했다고?
  여자 친구 B씨가 A씨에게 헤어지자고 하니 A씨가 그동안 B씨 몰래 촬영해왔던 성관계 영상과 나체 사진을 보여주며 SNS에도 올리고 지인들에게 다 보여준다는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뉴스기사를 접했다. 이 협박 이후에 A씨는 B씨의 반려견을 벽돌...

[형사.범죄]

“아동청소년성범죄” 의 출발점 “온라인그루밍성범죄”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털어놔도 돼.” “내가 너의 안식처가 되어줄게.” “너를 끝까지 책임질게.” 이렇게 달달하고, 의지가 되는 말의 끝은 “오늘 있었던 일 엄마한테 말하지 마” “저번에 그 영상 인터넷에 뿌릴 거...

[형사.범죄]

디지털 성범죄, 그 처벌에 대한 안일함이 낳은 결과물 “텔레그램 N번방”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2020년 3월 1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이다. ‘n번방’이 알려지게 된 것은 2020년 1월 17일에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서 관련된 내용을 방영하면서다.  ...

[형사.범죄]

보이스피싱 현금인출책, 나도 당할 수 있다
피해자에서 순식간에 가해자로, 보이스피싱과 현금인출책   최근 금융 관련 범죄로는 ‘보이스피싱’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조심하는 상황이고 국가차원에서도 근절을 위해 단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계속 발생하...

[형사.범죄]

구조 못하는 구조제도, 여기 또 있었네
돈이 없어서 제 권리를 포기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소송을 하려 해도 변호사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돈이 없어 소송을 못하는 이들을 위해 ‘소송구조제도’라는 걸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 역시 ‘그림의 떡’...

[재판.분쟁]

전셋집이 돌연 경매에 들어갔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인은 갑이고 임차인은 을이다.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악덕 임대인도 숱하다.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을 땐 그런 일이 기승을 부린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려 할 때,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

[부동산]

판례와 법의 어색한 간극
산재보험법 이중구조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으려면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상당인과관계’를 따질 때에는 ‘보통 평균인’이 아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 등 주관적 상황’...

[노무]

자살과 산재, 불편한 편견
근로자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생겼고, 결국 자살을 했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 인정해주는 게 옳다. 문제는 그동안 판례들이 업무와 자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잘 인정...

[노무]

내시경 받다가 치아가 손상됐다면…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잘 보이지 않는 사고. 이런 사고의 대표적인 유형이 의료사고다. 피해자가 의료사고를 입증하는 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병원 측에 손해배상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아서다. 문제는 의무적으로 받는 건강검진 중에도 의료사...

[의료]

의도치 않게 밀쳤어도 형사처벌"쾅"
계단과 고의성  당신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얼마나 조심하는가. 출퇴근 시간, 늦었다면서 지하철 승강장 계단을 급히 뛰어 내려가지는 않는가. 혹은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고 앞은 보지도 않은 채 계단을 갈지之자로 종횡무진하진 않는가. 평상시에도 ...

[형사.범죄]

간통보다 무서운 ‘부정행위’
간통죄 묻는 방법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됐다. 간통죄를 형사 처벌하는 게 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 말은 죄가 있지만 형사적 처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여전히 “이제 간통은 죄가 아니다”면서...

[이혼.가정]

일당 수천만원 노역, 죗값인가 놀이인가
황제노역 지난해 8월 국정농단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만원, 추징금 약 70억원을 선고받은 최순실씨. 하지만 최씨가 그만한 벌금을 낼지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많다. 최대 3년 이하인 노역형을 택하면 벌금을 안 낼 수도 있어서다. 노역형을 일...

[형사.범죄]

심장 두근거린다면서 고소했다면…
법적 상해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다치는 사람이 있고, 비교적 큰 사고지만 사람이 멀쩡한 경우도 있다. 내가 가해자라고 할 때, 두 사고에서 피해자가 상해진단서를 끊어서 나타난다고 해보자. 일반적으로 경미한 교통사고의 경우엔 “뭘 저 정도 갖고 ...

[교통사고]

마약 운반만 했더라도 처벌 받나요?
마약 처벌 다섯가지 질문 마약은 파는 사람도, 유통하는 사람도, 투약하는 사람도 모조리 처벌을 받는다. 우리 법이 마약의 심각성을 중대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초범의 경우엔 처벌이 약하지만, 고의성과 상습성이 입증되면 처벌은 강력해진다....

[형사.범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