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아프니까 감형’ 사라지려나
2018-12-28 10:09:19
아이콘 2142
조회수 28,457
게시판 뷰
심신장애 감형

심신미약자나 주취자(술 취한 사람)의 범행에 솜방망이 처벌(감형)을 하는 것은 늘 논란거리다. 사실 판사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심신미약자 감형이 의무사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형법이 개정되면서 재량사항으로 바뀌었다. 국민들의 법 감정을 반영한 개정으로, 사회 분위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저 아파요. 깎아주세요.”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범죄를 저지른 이가 자신을 심신미약자라면서 형량을 줄여달라는 심리가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 법은 단순히 아프다는 이유로 감형을 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임 없는 자의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가지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가 옆에 있는 다른 아기를 할퀴어 상처를 입혔다고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신장애에 따른 처벌 면제나 감형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거다. 

우리 형법 제10조 제1항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제2항은 “심신장애로 인해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항은 ‘심신상실자’의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제2항은 ‘심신미약자’의 행위에 대해 감형해주겠다는 거다.

처벌을 면하는 ‘심신상실자’란 평소 ‘정신병 등의 정신기능 장애(심신장애)’를 갖고 있고,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판례는 충동조절장애의 경우 원칙적으로 심신장애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정신병 수준으로 그 증상이 매우 심각하면 예외적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감형의 대상인 ‘심신미약자’는 심신상실자의 수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심신상실자든 심신미약자든 처벌을 면하거나 감형을 받으려면 평소에는 물론 범행 당시에도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범행 당시 정상인과 같았다면 감형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심신미약자를 감형하는 것이 판사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규정이었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제10조 제2항에 따라 심신미약자라고 판단되면 필수적으로 감형해줘야 했다. 통상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거나 과거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을 제출하는 경우, 이런 양형에 참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제 법원 판결은 국민 법 감정을 조금 더 충실히 반영하는 쪽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29일 국회에서 심신미약자의 범행에 대한 감형을 의무규정이 아니라 판사 재량에 맡기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12월 18일부터 적용)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술에 만취했다거나 정신질환이 있다거나 혹은 범행 당시에 판단능력이 흐려졌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는 분위기는 많이 바뀔 것이다. 더구나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는 현행법(형법 제10조 제3항)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가뜩이나 사법부의 신뢰도가 많이 추락한 요즘이다. 이번 형법 개정안으로 조금이나마 국민의 신뢰를 되찾길 기대해본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애먼 레몬 짜낸다고 오렌지 되랴
한국형 레몬법 한계 올해 1월 1일 시행된 ‘한국형 레몬법’ 개정 자동차관리법. 신차를 구매한 후에도 교환이나 환불이 용이하도록 하겠다는 게 이 법의 골자다. 하지만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조건이 까다로...

[민사.기타]

매 맞아도 숨죽이는 그녀들의 눈물
다문화가정의 사라진 권리 어렵게 국제 결혼한 다문화가정들. 잘 살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숱하게 많다. 문제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다문화가정 여성의 경우, 억울한 일이 있어도 하소연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이들을 ...

[이혼.가정]

소크라테스가 지하에서 울겠네
명예훼손 허와 실 현행법상 명예훼손은 여전히 범죄다. 거짓을 말해도 진실을 말해도 그저 명예훼손이 있었다는 것만 증명되면 일단은 범죄에 속한다.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2014년 헌법재판소도 이런 법규정이 합헌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소수...

[형사.범죄]

소주 딱 한잔만 걸쳐도 ‘면허정지’
음주운전 개정법 올해부터 음주운전 처벌기준이 강화됐다. 일부에선 여전히 솜방망이가 아니냐면서 날을 세우지만 이번 개정법이 ‘한잔 정도는 괜찮아’라는 인식만은 바꿔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주 한잔만 걸쳤어도 음주단속에 걸릴 확...

[형사.범죄]

헤어진 애인에게 선물한 명품가방 돌려받는 법
조건부 증여 직장인 A씨는 애인에게 수백만원짜리 명품가방을 신용카드 할부로 사서 선물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이별통보를 받았다. A씨에게 남은 건 이제 명품가방 할부금뿐이다.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돌려 달라’고 말하고 싶지...

[민사.기타]

성폭력범죄자 조두순 신상 공유하면 불법일까
성폭력범죄자와 형벌 8살 여자아이를 무참하게 성폭행한 조두순이 2020년 출소한다. 이를 두고 사회적 공분이 만만찮다. 성폭력범죄는 재범률이 높으니 불안하다는 거다. 많은 이들이 “성범죄자들의 얼굴이라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

[형사.범죄]

권리금 제대로 못 받는 세가지 이유
권리금 계산은 왜 필요한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이 최대 10년으로 늘었다. 자영업자들로선 당분간  맘고생 없이 영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 10년간 맘 편히 장사만 하면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10년...

[부동산]

택배배송 지연 “내 책임 아니오” 배짱 튕긴다면…
택배 배송지연 문제 친구 생일선물로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했다. 그런데 책은 택배회사 사정으로 예정일보다 5일이나 늦게 도착했다. 결국 서점에서 책을 사서 줬다. 피해 금액이 크다면 모르지만, 이런 경우 참 난감하다. 배송지연으로 피해를 배상...

[민사.기타]

리벤지 포르노 … 찍는 놈, 유포하는 놈, 보는 놈
리벤지 포르노 왜 안 사라지나 ‘리벤지 포르노’ 관련 범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건 꽤 오래전 일이다. 그래서인지 처벌 규정도 다양하다. 하지만 ‘리벤지 포르노’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양형이 강하지 않은 면은 있지만 처벌 규정이 ...

[형사.범죄]

상대방 잘못으로 박살난 내 새 차, 제대로 배상 안 해준다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상대방 잘못으로 구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 차가 박살났을 때, 차주車主가 공통적으로 내뱉는 한마디다. 아무리 잘 수리해도 차를 이전 상태로 복구하기는 힘들고, 중고차 시세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

[교통사고]

회 먹고 탈 났을 때 배상 받으려면…
 음식점에서 잘못된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인근 보건소나 병원 등을 빨리 찾아 무엇이 잘못됐는지 따져 증거를 남겨놓는 것이다. 그래야 음식점 주인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흐...

[의료]

스마트폰 보다 충돌, 누구 탓일까
보행 중 스마트폰을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신도 그런가. 그렇다면 앞으로는 조심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을 들고 걷다가 스마트폰을 들지 않은 사람과 부딪치면 본인만 손해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스마트폰을 보며 걸을 때 조심하라는 얘기다.  ...

[교통사고]

허술한 법과 소비자 갑질
“BMW 화재사건의 원인은 한국 운전자의 습관에 있다.” BMW 측이 망언을 했지만 BMW 소유주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집단소송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어쩌면 소비자가 강력하게 민원을 제기하는 것도 허술한 법 때문이 아...

[민사.기타]

집회촬영 제한, 보도의 자유 뺏었나
지난 6월 한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일부 여성단체들이 개최한 집회 장소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다가 마찰을 빚었다. 흥미로운 건 시위대와 개인방송 진행자가 똑같은 헌법적 기본권을 두고 대립했다는 점이다. 시위대는 ‘집회의 자유’, 개인방...

[재판.분쟁]

내부고발 대상을 왜 법이 정하나
 내부고발제도의 한계 내부고발이 늘고 있다. 미투운동이나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폭로도 사실은 내부고발의 한 유형이다. 덕분에 우리는 돈 있고 힘 있는 이들의 갑질과 폭력, 이중성 등을 비판하면서 한단계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자...

[기업법무]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