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매 맞아도 숨죽이는 그녀들의 눈물
2019-04-08 13:35:26
아이콘 1224
조회수 25,788
게시판 뷰
다문화가정의 사라진 권리

어렵게 국제 결혼한 다문화가정들. 잘 살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숱하게 많다. 문제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다문화가정 여성의 경우, 억울한 일이 있어도 하소연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이들을 제약하는 장치들이 워낙 많아서다. 그들이 알아야 할 법적 구체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와 변호사닷컴이 답을 찾아봤다.




“혼자서 살아갈 일도 막막한데 애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양육권은 포기했어요. 재산분할이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죠. 그냥 이혼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고, 뭘 요구할 수 있는 줄도 몰랐어요.” 한국인과 결혼해서 15년 가까이 살다가 지난해 이혼한 몽골 여성 A씨가 법률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털어놓은 한탄이다. 

A씨는 결혼 후 가정부처럼 일만 했다고 한다. 경제권은 남편이 다 갖고 있었고, 약간의 생활비만 타서 쓰는 게 전부였다. A씨는 그런 생활도 별 상관없었다. 하지만 남편의 폭력은 참을 수 없었다. A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지난해 합의 이혼했다. 

문제는 A씨가 남편과 이혼하면서 아무런 재산분할도 못 받았다는 거다. 남편은 A씨의 명의로 된 보험을 해약해 해약금까지 챙겼다. 남편이 보험료를 내왔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집에서 가정부처럼 일만 해서 세상물정을 전혀 몰랐다”면서 “내 자신이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들을 가진 다문화가정 여성은 한둘이 아닐 거다. 실제로 배우자로부터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도 뭘 해야 되는지 모르거나 혼자서 막막한 상황에 처할 것을 걱정해 이혼조차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이혼을 하겠다고 굳은 마음을 먹는다 해도 말 못할 고충이 많다. 말이 잘 안 통하는 건 둘째치고, 외모만으로도 차별이 심한 한국에서는 혼자 몸을 건사하기도 힘들어서다. 자칫하면 이혼과 동시에 한국을 영영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그나마 A씨는 결혼생활을 했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혀 본국으로 쫓겨나기도 한다. 




현행법상 외국인이 혼인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2년 이상 계속해서 한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 혹은 ‘혼인한 후 3년이 지나고 혼인한 상태로 1년 이상 계속해서 한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여야 한다. 결혼 후 ‘일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해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재갈 물고 있는 다문화 여성

이처럼 다문화가정의 여성을 옥죄는 규제는 숱하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구제책은 거의 없다. A씨의 경우를 따져보자. 이미 합의이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A씨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없어야 한다. [※참고 : 여기서 협의란 이혼이 전제됐다는 걸 서로 인지하고, 강압 등이 없이 증빙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출된 것을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원은 협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혼을 전제하지 않은 각서도 법적 효력이 없다. 이 때문에 협의의 유무는 재산분할 청구 과정에서 자주 다투는 사안이다.]

A씨처럼 양육비 때문에 아이를 못 키울 것을 걱정해 양육권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양육을 하고 있으면 남편에게 양육비지급청구를 할 수 있어 무조건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A씨의 이름으로 남편이 가입했던 보험 해약금을 남편이 가져간 문제는 조금 다르다. 남편이 본인을 계약자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면 보험 해약금을 따지는 건 힘들다.

그럼 많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고민하는 국적 문제는 어떨까. 언급한 것처럼 ‘일정 기간’을 채워야 국적이 인정되지만, 이혼을 한다고 무조건 쫓겨나는 건 아니다. ‘배우자의 사망이나 실종 또는 그 밖에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사람’이거나, ‘그 배우자와의 혼인에 따라 출생한 미성년자를 양육하고 있거나 양육해야 할 사람’이라면 잔여기간을 채운 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 무조건 겁부터 먹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를 수집하는 건 기본이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 이혼 소송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일단 소송 중이라는 점을 서류로 소명하면 체류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이혼의 귀책사유가 한국 국민인 배우자에게 있고 자녀를 국내에서 양육하려는 경우라면 그 사정을 소명해 체류기간 연장을 할 수 있다.

최근 베트남 여성이 한국인 남편과 헤어지면서 함께 동거하며 낳은 유아를 베트남으로 데리고 나가자 남편이 이 여성을 미성년자약취죄로 고소한 적이 있다. 법원은 “여성이 자녀를 폭행하거나 협박해서 데려간 게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다문화가정 여성 지원정책 등으로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됐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다문화가정 여성을 위한 지원센터도 꽤 많이 생겼다. 

물론 “큰소리 한번 안내고 잘 살다가 국적을 취득하자 아내가 돌변했다”는 한국인 배우자의 고충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다문화가정의 여성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주식, 비트코인 투자실패는 재판상이혼사유에 해당할까?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이대로는 평생 집 장만을 꿈도 꾸지 못하겠다는 생각이든 2030이 재테크에 눈을 돌리며 주식, 비트코인 등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에 악재가 잇따르며 하락장이 시작되었고 영끌족, 빚투족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

[이혼.가정]

준강간죄, 심신상실 혹은 항거불능 여부가 쟁점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했을 때 적용되는 범죄이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동일한 예에 의해 처벌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음주나 약물의 영향으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빠진 자를 간음하여 준강간죄에...

[형사.범죄]

택시기사 폭행, 특가법 운전자폭행으로 엄별
  코로나19로 인해 받았던 제약들이 사라지며 일상회복이 꽤 진전되며 그간 미뤄두었던 모임이나 회식이 연이어 잡히고 있다. 하지만 늘어난 이동량으로 인해 귀가전쟁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전염병 예방차원에서 배달문화가 확산...

[이혼.가정]

다문화가정이혼, 배우자가 본국으로 돌아갔다면 조정이혼절차로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국경을 넘어 사랑에 빠지는 연인들이 늘어나며 부부의 연으로 이어지는 커플도 많다. 하지만 서로 자라온 문화와 가치관, 환경이 다른 만큼 갈등을 겪는 부부도 많다고 한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기반된 사이이기에 ...

[이혼.가정]

협박죄, 어떤 경우 성립할까?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는 형법상 협박죄에 해당한다. 자연적인 현상인 천재지변이나 길흉화복에 대한 발언인 단순 경고와 달리 협박은 해악의 발생이 직간접적으로 발언자에 의해 좌우될 수 있어야 한다.  &nb...

[형사.범죄]

롤채팅고소, 패드립으로 처벌 위기라면
  우리 나라는 인터넷 환경이 잘 갖추어져있기로 유명하다. 초고속 인터넷과 고사양의 PC를 보유하여 온라인게임을 취미생활로 즐기는 인구도 많다. 한동안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힘들어지며 많은 이들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빠져늘며 과몰입의 ...

[형사.범죄]

휴가철 피서지 남의집 무단침입, 주거침입죄로 형사처벌 대상
  얼마전 강원도 바닷가 근처에서 자취 중이던 여성의 집에 무단으로 일가족이 침입하여 주인이 자리를 비운사이 화장실을 이용하고 쓰레기를 투기한 사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가 떠들썩 했다. 근처에 작은 해변가가 있어 이전에도 종종 물놀이객들이...

[형사.범죄]

음주운전 채혈검사, 유리할까?
  얼마전 이른 아침, 음주운전으로 서울의 한 도로에서 가로수와 변압기를 들이받는 물피사고를 일으켜 주변 상가의 결제까지 먹통으로 만드는 피해를 일으킨 아역배우 출신 a씨에 대한 뉴스가 보도되며 대중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주취상...

[교통사고]

지하철성추행, 추행만으로 성립되기에
  인파가 붐비는 출퇴근 지하철은 늘상 사람들 사이에 끼어 불쾌감을 야기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어짜피 서로 밀착해 있으므로 나쁜 마음을 먹고 다른 이의 신체에 불미스러운 접촉을 한다해도 누가 한 일인지 알아차리지 힘들 것이라 생각하여 ...

[형사.범죄]

3자사기, 중고마켓 이용시 주의 필요
  요즘 조금이라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데 쓰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장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물 받았지만 필요없는 물건, 사용하지 않는 상품권, 중고 전자기기 등 잘만 찾아보면 새상품과 다름 없는 물건...

[형사.범죄]

성범죄 누명, 쓰게 생겼다면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로 인해 대면 성범죄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반면에는 성범죄 무고에 대한 우려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성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소문만으로도 명예와 지위에 손상이 가는 사회 분위기를 노려 동의하에 ...

[형사.범죄]

보이스피싱 자수기간 운영
    현재 경찰 측에서 6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특별 자수,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관련된 현금수거책, 대포통장 등으로 이 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자수를 한다면 형사소송법상 자수규...

[형사.범죄]

스쿨존사고, 운전자 무죄 판결
   최근 어린이 보호구역 소위 말하는 스쿨존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가 법정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광주지방법원에 특정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특가법) 혐의로 기소된 X씨에게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이있다.  해당 사건은 ...

[교통사고]

학교폭력, 본격 등교 이후 증가 추세보여
  코로나19로 인하여 잠시 주춤하고 있던 학교폭력 문제가 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폭행이나 상해, 협박, 강요, 감금, 심부름 강요. 금전 빼앗기,등 물리적 유형력의 행사가 동반된 괴롭힘이 주...

[형사.범죄]

음주운전 뺑소니, 잡히는 건 시간문제
  음주운전을 강력히 규제하는 이유는 술의 영향으로 인지능력이 정상적이지 못해 갑자기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며 교통사고가 유발될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가 크다.   위험성이 현실화 되어 실제 사고로 이어진다면 심각...

[교통사고]

2
3
4
5
6
7
8
9
10
11
12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