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컨텐츠

게시판 리스트 페이지

  • 트위터로 보내기
글자크기
매 맞아도 숨죽이는 그녀들의 눈물
2019-04-08 13:35:26
아이콘 1226
조회수 25,868
게시판 뷰
다문화가정의 사라진 권리

어렵게 국제 결혼한 다문화가정들. 잘 살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숱하게 많다. 문제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다문화가정 여성의 경우, 억울한 일이 있어도 하소연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이들을 제약하는 장치들이 워낙 많아서다. 그들이 알아야 할 법적 구체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와 변호사닷컴이 답을 찾아봤다.




“혼자서 살아갈 일도 막막한데 애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양육권은 포기했어요. 재산분할이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죠. 그냥 이혼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고, 뭘 요구할 수 있는 줄도 몰랐어요.” 한국인과 결혼해서 15년 가까이 살다가 지난해 이혼한 몽골 여성 A씨가 법률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털어놓은 한탄이다. 

A씨는 결혼 후 가정부처럼 일만 했다고 한다. 경제권은 남편이 다 갖고 있었고, 약간의 생활비만 타서 쓰는 게 전부였다. A씨는 그런 생활도 별 상관없었다. 하지만 남편의 폭력은 참을 수 없었다. A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지난해 합의 이혼했다. 

문제는 A씨가 남편과 이혼하면서 아무런 재산분할도 못 받았다는 거다. 남편은 A씨의 명의로 된 보험을 해약해 해약금까지 챙겼다. 남편이 보험료를 내왔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집에서 가정부처럼 일만 해서 세상물정을 전혀 몰랐다”면서 “내 자신이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들을 가진 다문화가정 여성은 한둘이 아닐 거다. 실제로 배우자로부터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도 뭘 해야 되는지 모르거나 혼자서 막막한 상황에 처할 것을 걱정해 이혼조차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이혼을 하겠다고 굳은 마음을 먹는다 해도 말 못할 고충이 많다. 말이 잘 안 통하는 건 둘째치고, 외모만으로도 차별이 심한 한국에서는 혼자 몸을 건사하기도 힘들어서다. 자칫하면 이혼과 동시에 한국을 영영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그나마 A씨는 결혼생활을 했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혀 본국으로 쫓겨나기도 한다. 




현행법상 외국인이 혼인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2년 이상 계속해서 한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 혹은 ‘혼인한 후 3년이 지나고 혼인한 상태로 1년 이상 계속해서 한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여야 한다. 결혼 후 ‘일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해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재갈 물고 있는 다문화 여성

이처럼 다문화가정의 여성을 옥죄는 규제는 숱하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구제책은 거의 없다. A씨의 경우를 따져보자. 이미 합의이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A씨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없어야 한다. [※참고 : 여기서 협의란 이혼이 전제됐다는 걸 서로 인지하고, 강압 등이 없이 증빙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출된 것을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원은 협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혼을 전제하지 않은 각서도 법적 효력이 없다. 이 때문에 협의의 유무는 재산분할 청구 과정에서 자주 다투는 사안이다.]

A씨처럼 양육비 때문에 아이를 못 키울 것을 걱정해 양육권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양육을 하고 있으면 남편에게 양육비지급청구를 할 수 있어 무조건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A씨의 이름으로 남편이 가입했던 보험 해약금을 남편이 가져간 문제는 조금 다르다. 남편이 본인을 계약자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면 보험 해약금을 따지는 건 힘들다.

그럼 많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고민하는 국적 문제는 어떨까. 언급한 것처럼 ‘일정 기간’을 채워야 국적이 인정되지만, 이혼을 한다고 무조건 쫓겨나는 건 아니다. ‘배우자의 사망이나 실종 또는 그 밖에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사람’이거나, ‘그 배우자와의 혼인에 따라 출생한 미성년자를 양육하고 있거나 양육해야 할 사람’이라면 잔여기간을 채운 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 무조건 겁부터 먹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를 수집하는 건 기본이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 이혼 소송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일단 소송 중이라는 점을 서류로 소명하면 체류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이혼의 귀책사유가 한국 국민인 배우자에게 있고 자녀를 국내에서 양육하려는 경우라면 그 사정을 소명해 체류기간 연장을 할 수 있다.

최근 베트남 여성이 한국인 남편과 헤어지면서 함께 동거하며 낳은 유아를 베트남으로 데리고 나가자 남편이 이 여성을 미성년자약취죄로 고소한 적이 있다. 법원은 “여성이 자녀를 폭행하거나 협박해서 데려간 게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다문화가정 여성 지원정책 등으로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됐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다문화가정 여성을 위한 지원센터도 꽤 많이 생겼다. 

물론 “큰소리 한번 안내고 잘 살다가 국적을 취득하자 아내가 돌변했다”는 한국인 배우자의 고충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다문화가정의 여성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변호사닷컴 법률뉴스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작성한 변호사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법규정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변호사닷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스크랩
목록

법률뉴스 더보기

법률 뉴스 리스트
치매노인이 남동생에게 위임한 부동산 되돌려 받은 사연
  현행 민법 제558조에는 재산을 이미 증여한 경우, 계약이 완료됐다면 해제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로 인해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 증여를 완료하면, 이후에 자식이 패륜행위를 하더라도 재산을 되찾기가 쉽지 않다. 최근 자신이 쓴 위임장 때...

[상속]

이혼과는 다른 혼인무효 청구 사유는?
최근 한 남성이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결혼한 여성을 상대로 제기한 혼인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 민법에서 ‘이혼’은 혼인 기간 중 발생한 문제를 원인으로 혼인을 해소하는 것인데 반해, ‘혼인무효’는 혼인의 성립과정에서 발생한 법...

[이혼.가정]

‘유행어’ 패러디는 되지만, 광고 사용은 안 되는 이유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진행자 김상중 씨의 중저음 목소리로 말하는 “그런데 말입니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유행어는 김상중 씨 스스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일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 SNL 코리아 등 유명...

[지적재산권]

‘음란물’도 저작권 있다? 없다?
지난 해 음란물을 제작하는 일본 업체들이 국내 웹하드 업체들을 상대로 불법 복제된 영상을 올리지 못하도록 ‘영상물 복제 등 금지 가처분’ 청구를 내 화제가 됐다. 일본 업체들은 국내 웹하드 업체가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방조해 경...

[지적재산권]

아파트서 돌 떨어뜨린 어린이, ‘살인미수’일까
  최근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대 여성이 길고양이 집을 짓다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범인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으로, 중력실험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여름에는 아파트 앞을 지나던 40대 여성...

[형사.범죄]

직원에게 몇 달간 잠시 쉬라는 회사, 법적 문제 없나
경력직 영양사인 A씨는 회사를 옮기고 3개월째 되는 날, 강제 휴직을 당했다. 이 회사 사장은 A씨가 회사의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안 된다며 5개월만 쉬고 회사가 안정되면 다시 나와달라고 했다.   얼마 전부터 A씨는 신입 영양사를 뽑아 교육을 ...

[노무]

배달대행업체 배달원, 다쳐도 산재 신청하지 못하는 까닭은?
서울행정법원은 배달앱을 통한 배달 알바를 하다 사고를 당한 고등학생은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렸다. 고등학생 A군은 지난 2013년 11월 오토바이로 배달하던 중 무단횡단 하는 보행자와 충돌해 흉추 골절과 흉수 손상을 입는 교통사고를 당...

[행정사건]

명절에 이혼 증가…부부관계 회복 노력 안 하면 ‘유책배우자’
얼마 전, 종교를 이유로 제사 중 절을 하지 않은 여성이 남편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여성은 결혼한 뒤, 시댁의 제사에는 참여했지만, 종교를 이유로 절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후, 시댁에서 아이...

[이혼.가정]

삿대질 하다가 폭행범 된 사연은?
  사례1. 등산로 입구에서 기념품 판매를 하는 A씨는 기념품 할인 판매 문제로 동일한 영업을 하는 B씨의 아내와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아내를 데리고 가게로 들어가려 하자 A씨는 B씨에게 ‘당신이 뭔데 나서냐’고 따지며 얼굴...

[형사.범죄]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릴 경우, 변호사가 알려주는 팁
  30대 남성 A씨는 얼마 전 출근길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지하철에서 직장인 여성 B씨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A씨를 성추행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A씨는 혼잡한 지하철 안에서 가만히 서있었을 뿐인데, 이런 오해를 받게 되니 어떻게 대처해...

[형사.범죄]

역세권인 줄 알고 한 분양 계약, 허위광고로 손해배상 가능할까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곳곳에서 분양광고가 눈에 띄고 있다. 이 분양광고에는 전용면적, 조망확보, 역세권 여부, 인근 편의시설과 거리, 중도금 대출 여부 등이 표시돼 있는데, 아파트를...

[부동산]

예측하지 못한 사고 발생, 책임은 누가?
  최근 과실치상죄로 인한 처벌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과실치상은 주의를 게을리해 타인의 신체에 상해를 입히면 성립하는 범죄로, 피해자도 안타깝지만 가해자도 억울한 경우가 종종 있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 과실치상에 대해 알아보겠...

[형사.범죄]

체험학습 중 다친 학생, 학교가 보상해야 할까
  2011년 A군은 문화체험학습으로 경북 영주시 부석사를 찾았을 당시,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업고 달리는 경기를 했다. 당시 B군은 A군을 업고 달리던 C군을 앞지르기 위해 다리를 걸었고, 이 과정에서 A군이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사지...

[재판.분쟁]

시세 올라 추가 대금 달라는 도매업자, 자영업자의 대처 방법
  42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채소값이 폭등했다. 주로 양파(74.2%), 파(48.9%), 무(33.1%), 마늘(32.3%) 등 농산물 가격이 가장 크게 상승했다. 가장 상승폭이 큰 양파 1kg은 1년 전 약 1,350원에서 현재는 평균 약 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금전]

휴가 중 업무 지시,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
직장인 A씨는 끊임없는 상사의 업무 지시에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 이 상사는 A씨가 퇴근한 이후에도 급한 업무를 처리해달라고 수시로 전화하고, 주말에도 예외 없이 전화를 한다. 한 시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다가 A씨는 여름 휴가를 가...

[노무]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지금 활동중인 변호사

더보기

  • 데이터가 없습니다.
  • 대한민국 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HELP 변호사닷컴 사용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Top

변호사닷컴 서비스 전체보기